나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왔지만 별 믿음 없이 엄마나 친구를 따라 교회에 다녔다. 어머니는 몸이 아프시기 시작하면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전까지 새벽 4시만 되면 반드시 일어나 새벽기도를 드리시고 찬송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버지는 이웃에 사는 교인들을 보고 믿는 사람들이 본이 되지 못한다며 교회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셨다. 어머니는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않으시고 무조건 남편에게 순종하는 연약해 보이는 분이셨지만, 교회를 다니는 것만큼은 양보하지 않으시고 몸이 아파서 다닌다면서 결국 아버지로부터 허락을 받아내서 열심히 하나님을 섬겼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무렵, 7남매 중 믿지 않는 형제들이 많았는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족을 미리 사랑하셔서 택해 주셨는지 어머니가 멋진 유언을 하게 하시므로 결국 다 주님 앞에 돌아오는 결과가 나타났다.
어머니의 유언은 '나죽으면 기독교식으로 해 달라'는 간곡한 말씀이셨다. 그래서 믿지 않는 친척들도 기독교식 장례예배에 참석해야 했고, 믿지 않던 아버지와 형제들도 기독교식 추도예배를 본의 아니게 한 해, 두 해 드리게 되었다.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생겨난다고 했던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서 역사 하시는 능력이 있어서 형제들은 하나둘 다 주님 앞에 돌아왔다.
그런데 불교신자인 새어머니와 아버지는 교회를 다니지 않으셨다. 나는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 기도가 헛되지 않았는지 1년에 1번씩 드리는 추도예배였지만 해가 갈수록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찬송곡조가 무르익어 갔다.
나는 그 동안 선물의 집을 운영 하다가 가게를 팔게되었다. 가게판 돈 일부를 떼어서 부모님이 살고 계신 시골교회에 선교비로 보내드리면서 목사님께 편지를 썼다.
"목사님 뵙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 그 교회를 다녔던 성도입니다. 저희 형제들은 다들 예수 믿고 구원받았는데 부모님 전도를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성경, 찬송 두 권과 가게 판 돈 일부를 보내드리오니 선교비로 쓰시기 바랍니다. 멀리 살다보니 부모님을 전도하기가 힘들어, 목사님의 힘있는 기도와 전도를 부탁드립니다. 교회에 헌금했다면 아까워하실 테니 제가 편지 드린 얘기는 비밀로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자식들이 차리지 말라는 제사상까지 차려놓던 새어머니가 교회에 다닌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할렐루야! 목사님이 성경책을 드렸는데 눈이 어두워 못 보신다고 하셔서 제일 큰 성경책으로 바꿔다 드렸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크고 무거운 성경책을 메고라도 다니겠다고 하셔서 나는 큰 핸드백을 사다 드렸다. 결국 아버지도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3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천사의 얼굴을 하시고 평안하게 천국에 올라가셨다. 혼자서 시골에 살고 계시는 새어머니는 이제 새벽예배도 빠지지 않을 만큼 믿음 좋은 집사님이 되셨다.
21일 금식하며 병명을 모르던 질병을 치료받아
나는 몇 해 전부터 어느 집사님의 소개로 강남금식기도원을 찾게 되었다. 절실한 문제가 있어서 목적을 가지고 가기보다는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찾아가곤 했다. 갈 때마다 찬양이 은혜롭고, 말씀이 새로웠다. 뿐만 아니라, 숙소의 푸근한 이불이나, 금식 후에 먹는 된장국이 어찌나 맛이 있든지 기도원이 친정 집에 가는 것처럼 편안하고 아늑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한 해, 두 해 기도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1년 전쯤 언제부턴가 배꼽 밑에 딱딱하게 뭉쳐있는 덩어리가 느껴졌다. 병원에 가면 꼭 암이라고 할 것만 같아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기도원으로 갔다. 여러 가지 기도제목도 있었지만 특별히 몸의 건강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누워서 만져보니 더욱 딱딱하고 확실하게 잡히기 시작했다. 옆에 계신 권사님께 만져보라고 했더니 권사님의 친구도 똑같은 경우였는데 병원에 가서 수술하고 낫다며 오래되면 그것이 암으로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1일을 금식하면 하나님께서 다 고쳐 주실 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다.
오십이 훨씬 넘으신 나이에도 21일 금식을 거뜬히 해 내시는 그 권사님을 보고 나도 용기를 얻어, 기도 중에 확신을 받고 21일 금식에 들어갔다. 처음 해보는 장기금식이지만 마음과 몸이 평안하고 기운이 넘쳐 옆에 계신 분들이 신기해 할 정도였다.
금식 19일이 되었을 때였다.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단단한 미색덩이가 나오면서 배꼽주위에 있던 큰 귤만 하고 딱딱했던 덩이가 전혀 만져지지 않는 것이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 감사로 영광을 돌렸다.
회개와 용서의 기도
보호식을 하면서부터 말씀이 더욱 은혜롭고, 기도에 불이 붙으면서 회개의 기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에 별로 느끼지 못했던, 미워했던 사람들에 대한 회개의 기도가 나오면서 어찌나 눈물이 흐르던지 몇 일을 두고 회개가 터져 나왔다.
큰 죄인인 나를 용서하시려고 하나밖에 없는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 고난의 쓴잔을 마시게 하신, 그 위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작은 것에도 미워하며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던가 하고 생각하니 회개가 나오면서, 이제는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도 생겼다.
그리고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설교말씀을 통해 행함 있는 신앙인의 자세로 돌아가 경건의 삶을 살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이제 나의 기도는 '주시옵소서.'가 아니라 충성하게 옵소서.'로 변화되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이제는 순종할 수 있을 것 같다.
회개하고 하나님의 참 사랑을 깨닫게 되자, 나는 내가 우연히 이곳에 오게 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병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인도하셨다. 병에 걸린 것도, 기도원에 오게된 것도, 금식을 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21일 금식과 보호식기간을 통하여 회개하고, 주님 안에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시고, 영·육간에 건강을 회복시켜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많은 신앙 체험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신앙생활을 해온 내가, 비로소 이렇게 살아 계신 하나님을 간증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이다.